2003년 12월 22일 월요일

아주 특별한 만남, 바흐와 전자악보

"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250여년 전에 세상을 떠난 바흐가 인류최초로 선보이는 음악인식 전자악보를 만난 날이기 때문입니다."

- 피아니스트 강충모, 2003년 12월 20일 -


음악인식 전문기업 어뮤즈텍(주)(대표 정도일)의 "음악인식 전자악보, 뮤즈북 스코어"의 화려한 데뷔가 12월 20일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의 바흐 대장정 그 마지막 무대에서 신고식을 치른 것.

뮤즈북 스코어는 태블릿PC에 연결된 마이크를 통해 피아노 연주소리를 듣고, 치는 대로 악보가 따라오는 신개념의 컴퓨터 악보로서 어뮤즈텍에서 3년여의 연구를 거쳐 세계최초로 개발되었다. 피아노의 악보대에 종이악보 대신 태블릿PC를 올려놓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MusicXML 전자악보들을 마음대로 불러서 사용하는 뮤즈북 스코어는 피아노를 연주하면 태블릿PC에 연결된 마이크를 통해 소리를 듣고 분석해 자동으로 페이지를 넘겨준다. 사용자의 연주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더라도 현재 연주위치를 계속 추적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페이지를 넘기기 위해 연주를 중단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이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두 대의 태블릿PC를 악보대에 올려놓고 진행되었으며, 2시간이 넘는 긴 연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강충모 바흐 피아노 전곡 시리즈'는 연 2회씩 총 10회에 걸쳐 바흐 건반 작품을 연주하면서 국내 피아노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었다. 그가 연주한 '평균율 2권'은 시간적으로도 가장 길고 난이도도 어려워 일부러 마지막에 배치한 난곡. 공연은 KBS 라디오 1FM의 'FM실황음악회'를 통해 생중계됬으며 'KBS 라디오 다시듣기' (AOD) 를 통해 재청취(회원가입필요)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교수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음악가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강충모는 92년 귀국 후 여러 차례의 독주회, 협연, 실내악 연주를 통한 활약으로 많은 청중의 환호와 찬사를 받고있다. "음악을 대하는 진지함과 예술적 의미를 놓치지 않으려는 집요한 열정을 가진 연주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일찍이 국내에서 동아 콩쿠르 1위를 수상하였으며 서울 음대를 실기 수석으로 입학하였다. 졸업 후 도미, San Francisco Conservatory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Peabody Conservatory에서 Artist Diploma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이수하던 중, 피바디 음대 교수 채용 오디션에서 선발되어 피바디 교수를 역임하기도 하였던 그는 교육자로서의 기량과 재능마저도 겸비한 탁월한 음악가이다.

폭넓은 레퍼토리를 무기로 감정의 치우침 없이 철저한 통찰력과 예지로 작곡가의 원래의 뜻을 섭렵하며 자신의 음악으로 재창조하고 있는 그는 크고 작은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입상 등으로 그의 탁월한 연주력을 세계무대에 과시했으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하모닉, 체코 국립 교향악단, 일본 나고야 시립교향악단, 로튼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였고, 대만, 워싱턴 케네디 센터, 뉴욕 링컨센터의 부르노 월터홀, 카네기 리사이틀 홀, 뉴욕 WQXR 라디오 방송국,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영국 런던과 옥스포드 등에서 연주를 하였으며, 국내에서는 KBS 교향악단, 서울시향, 수원시향, 대전시향, 전주시향, 인천시향 등과의 협연으로 국내 정상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또한 99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연주되는 바흐 전곡 연주는 음악계와 언론계의 깊은 관심아래 진행되고 있으며 평론가들로부터 "구도자의 모습, 세속으로부터 해방된 맑고 순수한 바흐의 연주", "국내 중견 연주자중 가장 우뚝 솟아 있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고 있다.

강충모의 5년에 걸친 바흐 탐구의 첫번째 결실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의 전당 공연 실황 연주를 담은 골드베르그 변주곡 실황 연주 앨범이 2001년 발매되어 "골드베르크 음반사(史)에 뛰어나게 자리매김할 가히 장관을 이루는 연주"라는 평을 받았으며, 2002년 출시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 음반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바흐에 대한 경외심은 물론이려니와 인간적인 것에 대한 따스한 이끌림과 기계적인 것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모두 겸비한 바흐"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충모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로 초빙되어 후진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름캠프와 일본 이시카와 뮤직 아카데미의 교수로 초빙되어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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