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5일 수요일

음악교육신문 : 음악과 미래 과학의 조우(遭遇),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

언론 : 음악교육신문
일시 : 2003년 11월 5일
제목 : 음악과 미래 과학의 조우
작성 : 김종욱 기자

국내 최초 음악인식 전자악보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

컴퓨터가 연주음을 추적하며 자동으로 악보 넘겨
개발의 진행에 따라 다양한 음악적 서비스 제공 계획


현대 과학의 한계는 어딜까? 아마도 모든 이들의 궁금증이기도 할 것이다. 허구로 가득 찬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과학의 산물들이 일상생활에서 속속 실현될 때마다 우리는 과학의 힘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그 경험은 점차 빠르고 잦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과는 달리 고전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음악에도 과학의 힘이 스며들 수 있을까?

얼마 전 개최된 2003 인천악기전시회에서 음악과 미래 과학이 빚어낸 획기적인 결실이 처음 소개돼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다름 아닌 어뮤즈텍(www.musebook.co.kr)에서 개발한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musebook score piano)' 가 바로 그것.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는 최근 개발된 태플릿 PC의 모니터를 통해 수 만장의 악보를 연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음악인식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전자악보이다.

어뮤즈텍(주)의 정도일 대표는 "음악인식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으로도 한창 개발 단계에 있는 기술로 기존의 미디신호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악기는 물론 어쿠스틱 악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을 인식할 수 있어 광범위한 음의 영역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예술을 재미있게 하는 기술'이라는 뜻을 지닌 어뮤즈텍은 현재 '뮤즈북(musebook)'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음악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메트로놈과 튜너, 웨이브 투 미디 등 다양한 음악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음악에 있어 실기의 중요성이 매우 높은데, 천차만별인 레스너들의 실력으로 인해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접했다"며 정 대표는 "이와 같은 격차를 정량화 된 데이터로써 좁혀 레스너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좀더 나은 음악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 개발의 취지를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 이미 자리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로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금보다 좀더 즐거운 음악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이라고 덧붙였다.

11월 국내에 첫선을 보이게 되는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는 소형 노트북의 모습과 유사한 태플릿 PC를 피아노 보면대에 두고 화면에 나오는 악보를 연주하면 마이크로 입력된 음을 컴퓨터가 추적해 분석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연주의 진행상황에 맞게 컴퓨터가 화면상에서 자동으로 악보를 넘겨주는 편의는 물론 현재 연주 위치 표시, 악보재생 및 연주녹음, 사용자의 편의에 맞는 악보 보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음악인식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데, 미국의 경우 MIT의 미디어 랩에서 한창 연구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하는 정 대표 역시 이 기술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미국에서 1년 간 조사 연구를 거듭했다고 한다.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는 아직 한창 개발 단계에 있는 기술인만큼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아직 연구 보완하며 개발해야 될 과제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우선 현재 피아노 악보만을 선보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단음에 대한 추적만 가능해 복음 악기인 피아노의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데는 문제가 없을 테지만 연주의 위치 표시 정도만 가능해 교사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또 한가지는 이 프로그램을 탑재하게 되는 태플릿 PC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태플릿 PC는 우리가 필기에 쓰는 일반 노트를 연상케 하는데, 갖고 다니기가 편하고 최적의 컴퓨터 환경을 갖추고 있는 반면 소개된 지 얼마 안 된 탓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런 단점에 대해 정 대표는 "당장 일반 상용에는 제한이 다소 있겠지만, 복음 인식의 경우 현재 연구개발 중에 있고, PC의 가격은 빠른 시간 내에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앞으로 레스너 및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전했다.

내년에는 피아노 외에 다른 악기의 악보는 물론 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작곡 소프트웨어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정 대표는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 출시와 함께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이 기본 악보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2~3년은 음악인식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그 이후부터는 디스플레이적인 면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덧붙여 설명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비중도 높게 고려하고 있는 뮤즈북 스코어 피아노는 이미 해외 여러 나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미국 애너하임 음악박람회를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뮤직메쎄 등 해외 유명 음악박람회에서도 선보여질 계획이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컴퓨터가 사람을 가르칠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개발 방향에 있어서도 레스너와의 상호보완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